이제 만 3돌하고도 8개월 다 된 나찬이. 두어달 간 할머니 손에 맡기고 자유 스포츠 부인 놀이 하다가 다시 차엄마로 돌아와보니 찬이가 정~말 많이 커있다. 그동안 찬이의 "왜~"에 아무렇게나 생각나는대로 그냥 횡수했더랬다. 스포츠카는 왜 뚜껑을 열었냐는 질문에 '더운가봐~' 모 요런식? 그런데 점점 질문이 어려워진다. 지니언니의 아이가 어릴땐 키우기가 '힘들고' 아이가 커갈수록 키우기가 '어려워' 진다는 말을 절절이 깨닫는중.
1. 여기가 텐이야!
어제 목욕하다가 물이 점점 식길래, 이제 텐 미닛(ten minute)만 더 놀고 나가기로 딜. 그러면서 라연이네 흉내낸답시고, 얼마전 다이소에서 3불에 사다가 화장실에 들여놓은 탁상용 알람시계를 보여주며, 지금 요 긴거가 4에 있지? 요게 6까지 내려오면 그게 텐미닛이야. 그러면 우리 샤워하고 나갈꺼야~ 를 수번 얘기. 한 5분 쯤 흘렀을 때 이제 요게 여기까지 왔지? 좀있음 6로 올꺼구 그럼 나갈꺼야~? 재차 확인하고, 조금 후 거의 정확하게 분침이 6에 왔을때, "자 이제 텐미닛 되었으니 나가야돼", 라고 말했더니 벌떡 일어나서 10을 가르키며 "아니야~! 여기가 텐이잖아!!" OTL
찬이가 숫자 10을 알고 있었다니. 그동안 순진한 얼굴에 속았다.
그나저나 결국, 왜 분침이 4에서 6으로 갈 동안이 텐 미닛인지 결국 설명하지 못하고, 부모의 권위로 목욕탕에서 끌어내서 찝찝하기 그지 없음. (사실 권위를 사용하려고 한건 전혀 아니었는데 찬이가 워낙 말을 잘듣다보니.... 변명, 변명...)
2.타임 터널
갑자기 찬이가 시계를 탐낸다.
찬이도 시계하나 필요해.
그래서 에라 다이소 시계 싼거니까 니가 갖고놀다 부셔져도 괜찮겠다 싶어서 "그럼 이거 찬이 가져" 그랬다.
"이거 말고 Dinosaur train 에 나오는 시계 갖고싶어. 컨덕터가 하 터널 하 터널(time tunnel 이 그렇게 들렸나보다) 하는데 붙어있는거"
아 그거~? (이때부터 급 당황)
"그거는 다이너써 트레인에만 있는 시계야~ 아무데서도 안팔아~"
변명이 궁색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찝찝한 찰라에, 찬이의 이연타 공격.
"그런데 왜 타임 터널에 들어가면 기차가 빨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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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 공룡들이 몇백만년간의 여러 공룡시대를 타임터널을 이용해서 넘나드는데, 그 때 기차가 한줄기 빛으로 뿅 사라지는 바로 그 이펙트!
다시 찬이 승!
3. 흥정
라연이가 우리집에 놀다가 돌아갈 때마다, 부모가 5미닛 부르면 라연이가 10미닛 지르고 그래서 어찌저찌 흥정하는 것을 강건너 불보듯 했었는데, 그 불씨가 우리집에서도 드디어 시작됨. 원래는 내가 얼마를 부르던, 바로바로 따르던 찬이었는데, 할머니 가신날 밤, 자기 전에 책을 두권(씩이나) 읽어주겠다고 하는데도 것다대고 다섯권 바로 질러주시는 나찬이. 그래서 완강히 죽어도 두 권, 무조권 두 권을 부르짖었더니 손가락을 세 개로 줄인다. 후와.. 이놈 많이 늘었구나.
물론, 내가 이겼다. (이 엄마가 한 고집 한단다.)
그동안 할머니를 이런식으로 많이 이겨 먹었었나보다.
4. 동생
어제는 토이스토리3에 나오는 빅 베이비(아기 인형)가 왜 말을 못하냐고 물어본다.
오랜만에 쉬운 질문! (이건 내가 알아 ㅋㅋㅋ) 베이비들은 응애 울기만 하고 말을 못해~ 라고 친절히 대답해줌. 그랬더니 자기는 이렇게 많이 커서 얘기를 잘한단다. 맞장구 치며 칭찬!
여기까지 좋았는데 괜히 추가 설명해준답시고 ㅠㅠㅠㅠㅠㅠ 너 좀있음 라연이 동생 나오지, 윤진 이모도 베이비 낳을꺼잖아. 그 베이비들은 말 못하고 응애응애 할꺼야.
했더니 내 배를 가르키며 찬이 동생은 안나오냔다. OTL
그래서 여기엔 똥밖에 안들었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세뇌작업.
"똥 나오면?"
"또 똥이 생겨"
...
그러고도 웬지 찝찝해서 나중에 다시 물어봤다. 찬이도 동생 있었음 좋겠냐고.
첨엔 그렇다고 해서 동생이 생긴다는게 어떤건지 현실적으로 설명해줌.
"찬이 말고, 엄마한테 베이비가 하나 더 생기는거야~ 그래서 찬이가 '엄마!' 하고 불러도 엄마가, '엄마 지금 베이비 맘마줘야돼~', 할 수가 있어"
그랬더니 바~로 안좋을것 같단다.
...
동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나 순간 이건 아닌가 싶었지만, 뭐, 다른 집들처럼 첫째가 싫다해도 낳아야 하는 타이밍이 아닌다음에야, 애들도 알 껀 알아야지..
5. 아빠 또 만나고 싶어
아침에 차가 거라지를 빠져 나올 때마다 찬이가 배웅하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찬이 할머니 또 만나고 싶어"라고 해왔더랬다. 그때마다 얘가 곧 할머니가 가시는걸 알아서 불안해서 그러나 싶어서 안쓰럽고 그랬는데, 오늘 아침엔 "찬이 아빠 또 만나고 싶어" 한다.
그냥 아침에 빠이빠이 할때 약간 섭섭한 기분을 저렇게 표현한 것 같아서 조금 안심.
6. 아침 달님
차타고 등교중에 찬이의 기습질문.
"왜 아침인데 달님이 있지?"
OTL
(그믐달은 원래 늦게 떳다 늦게 지는거야
왜냐하면....
왜더라?)*
"벌써 아침이 됐는줄 몰르나봐~ 빨리 들어가세요~ 해" 라고 대답함.
7. 로켓은 왜 가다가 부셔져?
아마 저번주에 학교 커리큘럼이 로켓/우주에 관한거였나본데, 로켓이 다단분리 하는걸 배운(?) 모양.
(ㅋㅋㅋㅋ 이건 내가 잘알지)
"그건 부서진게 아니라 로켓 안에 기름을 다 써버려서 기름통을 버린거야. 기름통을 버리면 가벼워져서 더 빨리 갈 수 가 있어."
라고 나름 굉장히 쉽게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옆에서 오빠가 "찬이가 그걸 이해할까?" 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 모르겠다. 어디까지 정확하고, 어디까지 간단하게 설명해줘야할 지.
부록*
이공계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왜 오늘 달이 늦게까지 떠있나를 확실히 설명못한게 찝찝에서 네이년 지식인 찾아봄. 그래.. 공전주기 자전주기 어쩌구 말하고 싶더라니.
달의 공전주기가 27.3일이기 때문. 그래서 달뜨는 시간이 매일 50분씩 늦어진다고 함.
그리고 오늘 본 달은 엄밀히 말하면 그믐달 아니고요, 하현달 맞습니다. (하현달은 보름달 이후의 반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