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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December 10, 2019

2년만의 고국방문 소감(아니라 후폭풍)

지난 화요일에 역삼동 오피스에 출근해서 매니저랑 화상으로 위클리 미팅을 했던게 바로 어제일 같은데 오늘 또 매니저랑 미팅을 하다니,,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한국에 가있던 시간이 꿈만같다.

어제 도착해서 집에 딱 들어서는데, 남자 둘이서 귤 한봉지가 통째로 썩고 있는 지도 모른채 환기도 한번도 안했는지 ㅠㅠ 집에서 정말 이상한 냄새가 나고있;;;

이상한 냄새때매 홈 스윗 홈이 아니라 조금 낯선 내방에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그래도 그리웠던 내침대 ㅋ 며칠간 방바닥에서 자느라 허리가 좀 아프긴 했다

꿈에서 깨서 현실로 돌아오니,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만 하면 될 일이 아니다. 도시락을 싸고, 장을 보고, 찬이를 픽업하고, 끼니를 떼우는 현실적인 일들이 막 몰려온다. 매끼 뭐 맛난거 사먹을까만 고민하면 됐던 한국 방문 ㅎㅎ 올케가 우리 (찬이) 밥 해결해주느라 욕봤구나! 

한국에선 출근해서 일하랴, 일찍 퇴근해서 찬이 수영 데려가거나 (아님 올케가 대신 차로 라이드해주는 동안 유호 보랴), 밤마다 술약속 하느라 과로사 할 뻔 했는데 미국에 오니 참 한가하다. 
심심한 천국이란 표현이 와닿네 ㅋ 

Wednesday, January 2, 2008

2007 겨울, 고국 방문기

12/12/07~1/1/08 한국 잘 다녀왔습니다.


(1) United Airline economy minus

고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편서풍과 제트기류의 영항으로 한국<->샌프랑시스코 간 비행 시간은 생프랑-> 한국이 2시간 이상 길다. 게다가 비행기 탑승 후 출발 지연까지 있어서 이번 한국가는 길엔 13시간정도를 비행기에 앉아있어야 했다. 할인 항공권을 끊어서인지, 늦게 예약한 탓이었는지, 우리는 비행기의 맨 뒤로부터 두번째 자리에 배정받았다. 그래도 창가 자리라 다행이라며 위안했지만, 무섭도록 불친절한 UA 승무원 아줌마들의 홀대에도 찍소리하지 못하는 불쌍한 신세였다. 처음 타본 (거의) 맨 뒷자리의 소음은 대단했다. 똥글이가 초반 1시간가량은 제트엔진의 굉음에 패닉상태에 빠질 정도였다. 그나마 고마운 개인용 스크린에서는 연신 자기네 "Economy plus" 광고에 여념이 없었지만 유난히 좁은 leg room과 '주는 대로 먹던가 말던가' 식의 서비스는 우리 자리가 "Economy minus"석 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특히 매번 앞부터 밥을 줘서 맨뒤에 앉은 우리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냥 남은 메뉴를 먹어야 했던게 가장 서러웠고 그나마 얻어먹은 기내식도 양이 너무 적어서 ㅜ.ㅠ 잠자다 배고파서 깨어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어야 했다. 또 쉬아패드를 조금밖에 준비안했던 주인의 부덕으로 건조한 기내에서 물도 맘껏 못마시고, 터질듯한 방광을 조여야만 했던 울 똥글이가 고생 많이 했다.



(2) 똥병

한국에 있는동안 첫 하루 이틀을 제외하곤 똥병(=설사)에 시달렸었다.
아직도 이유는 모르겠다.
초반에 그리웠던 음식들을 너무 달렸던건지,
매번 10번먹기를 목표로 하는 냉면을 많이 먹어서인지,
미국에 기껏 2년 살았다고, 맵고 짠 한국음식의 자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된장위장이 된건지
평생 안해본 물갈이를 하거나, 없던 병이 생긴것인지
하여간 똥병에 시달리느라 후반부에는 맛난것들을 맘껏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ㅜ.ㅠ
사회적으로 무너질뻔한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분홍색 코팅된 정로환을 사랑하게 되었다.



(3) 외숙모의 사랑

이번 고국 방문의 "명분"은 조카 제유의 돌잔치였다.
하지만, 제유는 외삼촌, 외숙모를 시러했다 ㅜ.ㅠ
우리가 처음 제유를 봤을 때는 100일 무렵 칭얼이가 극에 달했을 시점이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뒤로 젖히며 얼굴이 파래지도록 울던 무서운 아가였다.
"이번에 오면 정말 이쁠꺼야"라는 시누이와 시어머니의 말씀에 기대에 부풀어 두번째 만난 제유군.
이번엔 낯가림이 시작되었다. 3개월 전까지 키워주셨던 외할머니,외할아버지도 기억이 잘 안나는 판에 10여개월 전에 잠깐 봤던 외삼촌, 외숙모가 마음에 들리 만무했다.
손윗 시누이의 아들, 전씨댁 큰손자 등등의 타이틀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내가 괜히 울리기라도 할까봐 마냥 공포스러워 한번 안아보기도 조심스러운데다가, 낯가림때매 쳐다만 봐도 싫어해서 숙질간의 정은 거의 나눠볼 수가 없었다.
하나 있는 조카라 귀엽기도 하지만, 이 아가를 극진히 이뻐하는 것이 시댁과 시누이 부부에 대한 최선의 예의라는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때문에, 짝사랑이지만 나름 정말 최선을 다하다가 드는 생각.
외숙모의 사랑엔 한계가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외숙모의 사랑
부모의 사랑>>외숙모의 사랑
저분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 분수껏 조카를 사랑하기로 했다.


(4) 맹구 똥글이

의료비 비싼 미국. 동물병원도 마찬가지다.
똥글이 입냄새때매 못살겠다는 오빠의 원성이 하도 심해서 한국에서 똥글이 스켈링을 한번 해주기로 했다. .
강아지는 스켈링할때도 전신마취를 해야한다는.. 게다가 전신마취 하루 전날 8만원짜리 혈액검사도 해줘야된다.
강아지가 수술실로 끌려가고 나서, 참.. 별 큰 수술도 아니고 그냥 스켈링인데도 왜케 마음이 불안하고 안쓰럽던지. 한참을 개잡는 소리가 나더니 잠잠해지고 시계만 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수의사선생이 나온다. 이빨을 좀 뽑아야겠단다. 앞니가 네 개나 흔들린다고. 잠시 어리버리 고민하다가 그래, 기왕 뽑을 거, 전신마취 한김에 뽑으라 했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이빨은 뽑힌 후였다.
30분 걸린다더니 1시간이나 지나서 나온 똥글이. 집에 가는 내내 토하고, 오돌오돌 떠는 것이 내가 개한테 못할 짓을 했구나 싶었다. 앞니도 없어져서 그야말로 맹구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흔들리는 이빨때문에 씹는것도 불편하고 치주염도 심했을 것이라 위안해보지만, 위안이 안된다. -0-;;
다행인 것은 이제 입냄새는 안난다는 거. 앞으로 칫솔질 더 잘 해줘야지.


(5) 최신 유행 물광 메이크업

나는 아침에 일나면 세수도 안하고 밥을 먼저 먹는데.. 시댁에 있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다.
어느날 아침 식탁에서 시엄니께서 물으신다.
엄니:너는 멀 발라서 그렇게 얼굴이 빤짝빤짝하니?
나: 개기름인데요;;;;
ㅜ.ㅠ 피부좋은 울 시댁식구들.. 아침에 개기름끼는 나의 지.복합성 피부를 이해못하신거다.
그래도 며느리의 개기름마저 최신 유행 물광 메이컵으로 이쁘게 봐주시니 참 다행이다.


(6) Grand Prix Final

한국에 도착한 셋째날 새벽 5시.
나는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일어나 SBS 스포츠를 틀었다. 바로 연아양 그랑프리 파이널 숏 프로그램하는 날. 김연아 경기를 생중계로(결과를 모르고) 보는 것은 첨이었는데 중간에 소리듣고 깨어 나오신 어머님한테 설명까지 해드리면서(연아교 전도 ㅋㅋ)
너무 떨려서 뭘 봤는지 잘 기억이 안났다. 그냥 첫 3-3에 넘어져서 정신 없었던 것 밖엔..
다음날 롱프로그램도 나혼자 봤는데, 어쨌든 연아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거. 실수를 좀 해도 워낙 실력차가 압도적이라는 결론.
내가 한국에 있는동안 있었던 큰 사건이라 하겠다.


(7) 쿠쿠 압력밥솥과 룸바

이번에 한국가서 두가지 살림살이를 건졌다. 외할머니 집에서 말하는 쿠쿠 밥솥의 밥맛을 보니, 우리집의 애물단지 맛없는 전기밥솥이 더 미워졌다. 그래서 과감히 하나 질렀다. 6인용 쿠쿠 전기 압력밥솥. 엄마가 보기에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하나 사주신다길래 얼릉 질르고 왔다.
저번 내 생일에 덕선이가 지르고 청구하라던 룸바 청소기.
이번에 확실히 올케의 승인까지 받고 왔다. ㅋㅋㅋ
그동안, 룸바가 청소를 잘 할까가 의심스러웠는데, 확실히 우리가 안하는 것 보다는 룸바라도 하는게 깨끗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림. 다음 코스코 갈때 하나 사야지.


(8) 외할머니와 항금 온천

이번에 외할머니댁에서 몇 밤 잤는데. 첫날밤 자고 일어나서 샤워를 하려고 하니 30년 된 아파트에 샤워기에서 물이 찔찔거리고 나오는데, 저물로 샤워하다간 속터지거나 감기걸리겠다 싶었다. 그래서 할머니한테 집 바로 앞에 있는 황금온천에 가자고 했더니 어제 목욕 대판하셨다던 울 할머니 앞뒤 안보고 바로 목욕가방 싸신다. 평소에 집 바로 앞에 있어서 한번 꼭 가보고 싶으셨단다. 헌데 80노인이 혼자 목욕탕 갔다가 미끄러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닌가. 그래서 젊은 사람이 데려가 주기만 기다리셨단다. 본의 아니게 효도 한번 제대로 했다.
하여 뜨거운걸 젤 싫어한다는 수정이도 억지로 데리고 그 유명한 황금온천 갔더니 동네 목욕탕 수준이 아니다. 7000원 하는 비싼 목욕비도 그렇고, 첨 가봐서 어리버리하고있는 나를 촌놈 취급하는 종업원의 쌀쌀맞음도 그랬다. 보아하니 그곳은 큰 목욕탕+찜질방의 대형 시설이었다. 목욕먼저 하나 찜질방 먼저 가나를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웬 참견하기 좋아하는 아줌마가 찜질방 들어가기 전에 샤워 먼저 해야된다고 해서 목욕탕엘 먼저 들어갔다. 찜질방이 뭔지도 모르는 할머니 모시고 갔더니 할머니는 목욕에만 전념하시고, 나도 찜질방 문화에 익숙치 않아서, 그냥 목욕탕에 눌러 앉아 이탕 저탕 들락거리며 신나게(?) 놀았다. 미국에서 목욕탕이 그리웠던 차에 뜨끈뜨끈 때도 밀고 너무 좋았다. 그러는 동안 수정이는 냉탕에 발담그고 우리를 기다렸다.
목욕 한 두어시간 하고 나니 기운이 쫙 빠지며 허기가 막 지길래, 한블럭 떨어져 있는 추억의 김치찌개집에 가자고 했다. 할머니가 점심은 내가 사마 하시며 좋다하셨는데, 나는 그 한블럭이 그렇게 멀기는 처음이었다. 워낙 관절염이 있으신 할머니께서 목욕탕에서 기운까지 빼셨더니 걸음을 잘 못걸으시는 것이었다. 한 20미터 걸으시면 잠시 쉬셔야 할 정도였다. 한 3분의 1쯤 갔을 때 내가 할머니 그냥 돌아갈까요 했더니 또 그건 아니라신다. 그래서 수정이랑 나랑 양쪽에서 부축하고, 중간에 바위같은데 걸터앉아 쉬기도 하면서 정말 겨우겨우 도착했다. 할머니가 못뵌새에 얼굴에 검버섯도 부쩍 많아지셨더니만, 체력도 많이 떨어지셨구나. 생로병사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만 할머니 뵈니 너무 안쓰러웠다. 내가 대학교 처음 들어가서 같이 살 때만 해도, 혼자서 킴스클럽 가서 장도 봐오시고, 나 밥도 다 차려주시고 했는데. 그때는 할머니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지금은 식재료 관리 소홀로 할머니 음식은 우리들한테 약간 기피대상이긴 하지만. 오빠 첨 만났을때도 할머니가 맛있는거 해주시면 오빠 불러서 먹이고 그랬다.
할머니가 또 좀 변하신건, 약간의 치매기인지, 아니면 노화현상으로 더 어린아이 같아지신건지, 좀 공주할머니가 되셨다는거다. 웬 처음 보는 연보라색 털모자를 쓰시더니 스스로 엘리자베스 여왕같지 않냐고 하시는 거다. ㅋㅋ 그리고 지수가 그러는데, 지수이모랑 통화하시며 우리 손녀딸들이 다 이쁘다는 말씀으로 시작하시더니 그래도 자신의 한창때 미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셨단다.


(9) 대단원: upgrade to Business class

비행기 여행을 할 때마다 앞으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우리 부부.
이코노미 클래스 타고 10여시간씩 다니는게 너무 힘들어서다.
그래도 미국갈때는 한국 올때보다 2시간정도 비행기 덜 탄다고 위로하고 있었는데, 탑승수속 하는데서 아줌마가 우리보고 좋은 좌석 끊어왔단다. 알고보니 우리는 그런거 끊은 적도 없는데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1인당 51만원인가 추가하면 특별히 비즈니스로 승급해 주겠다고 하길래 사양했다.
이코노미 플러스도 원래 10만원인가를 추가하는 좌석이라고 하길래 수속 후에 공항에서 가족끼리 식사하면서 새해 첫날부터 운복이 터졌다며 좋아라 했는데.
이게 웬일.
탑승구 앞에서 우리 이름을 부르더니, 파란색 티켓을 노랑이로 바꿔준댄다.
마일리지 높은 순으로 비즈니스로 승급된 것이다. 오호호호호호
처음 타본 비즈니스 클래스는 머 너무너무 좋았다. 막 넓은 leg room 과 타자마자 음료수 서비스, 메뉴판에서 골라먹는 코스 기내식의 맛은 first class가 부럽지 않았다. ㅋㅋ 우리는 공짜로 승급되어 처음 타본 티를 안내려고 무지 노력했지만 다 허사였다. 밥먹기 전에 승무원 아줌마들이 테이블 보를 하나씩 깔아주는데 뭐 하려는건지 몰라서 멀뚱멀뚱 보다가, 테이블 펼려고 하는데 어디있는지 못찾아서 ㅜ.ㅠ 챙피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ㅋㅋ
예정보다 30분 일찍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때 비행기에서 내리기가 다 아쉬웠다.
안티 UA였던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UA를 좋아해주기로 했지만 비즈니스 클래스도 역시 승무원 아줌마가 무섭긴 마찬가지였다. -0-;;


(10) epilogue: 시차 부적응자의 하루

한국에 한번 다녀오면 가족과의 이별보다도 괴로운 것이 바로 시차 재적응이다. 평소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은 하루면 조정이 되는데, 그렇게 늦춰놓은 시간을 다시 되돌리는 것은 맘 독하게 먹지 않으면 두 달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에 도착한 날, 아침에 집에 들어와서는 안좋은 컨디션을 핑계로 하루종일 잤다. 저녁 8시에 일어나서 새벽 6시까지 말똥말똥 하다가 새벽 6시에 타이레놀 PM을 먹고 잠든 후 다음날 저녁 4시까지 잤다. -0-;;
둘째날, 저녁 4시에 일어났다가 저녁 6시에 두어시간 낮잠(?) 다시 자준 후, 저녁먹고 또 말똥말똥. 계속 자는 것을 시도했지만 결국 새벽 6시에 포기하고 컴퓨터하며 아침까지 버팀. 하룻 밤 샌 최악의 컨디션으로 학교잠시 갔다와 준 후 타이레놀 PM 하나 먹고 밤 11시에 잠들기 성공!
그러나 타이레놀 PM에 취해서 아침 9시반에도 헤롱거림.
셋째날, 아침9시 30분경에 오빠가 깨워줘서 아침까지 잘 먹음. 그러나 갑자기 심해진 감기기운+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때문에 학교가는것 포기하고, 침대에서 빈둥거리다 그만 잠들고 말았음.
오후 4시에 오빠가 닭죽 태워서 일어나 다시 닭고기 사러 잠시 나갔다 옴. 활동을 좀 해야 밤에 잠이 올 것 같다며 오빠 친구집에 놀러가자고 졸랐으나, 퀄을 앞둔 오빠 친구에게 너무 미안해서 결국 또 집에서 저녁잠 한탐 때림. -0-;; 지금 새벽 1시 반. 오늘 밤도 또 하얗게 지새울겨??